감옥에서 종신형 中 피살당한 전설적인 美 갱단 두목

(사진=연합뉴스)

1970~80년대 미국 보스턴의 암흑가를 주름잡았던 갱단 두목 제임스 ‘화이티’ 벌저(89)가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9·11테러를 기획한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FBI의 ‘일급수배자 10인’ 명단에 오를 정도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백금색 머리카락 때문에 화이티(whitey·백인을 경멸하는 표현)라는 별칭을 얻었다.

벌저는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웨스트버지니아 주 브루스톤밀스의 교도소 내에서 사망했다고 미 교정당국은 밝혔다.


교도관 감시가 소홀한 시간대에 동료 재소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역 매체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익명의 교정당국자를 인용해 “최소한 2명의 재소자에 의해 숨졌다”고 전했다.

1929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벌저는 아일랜드계 ‘윈터 힐’ 갱단의 두목으로 활동하면서 살인을 비롯한 수많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에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1994년 보스턴을 떠나 무려 16년 이상을 숨어 지내다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에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연방배심원단은 살인뿐만 아니라 공갈, 자금세탁, 마약밀매, 무기소지를 비롯해 31건의 혐의를 인정했다.

라이벌 갱단 ‘뉴 잉글랜드 마피아’의 정보를 FBI에 제공하는 정보원으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때문에 폭력조직과 FBI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소재로도 거론됐다.

벌저의 범죄행각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디파티드'(2006년), 스콧 쿠퍼 감독의 영화 ‘블랙매스'(2015년)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디파티드에서는 잭 니컬슨이, 블랙매스에서는 조니 뎁이 각각 벌저 역할을 맡았다.

그의 친동생 윌리엄은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장을 지낸 유력 지역정치인이기도 했다. 이들 친형제의 엇갈린 삶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벌저는 2015년엔 학교 리포트 제출을 위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여고생 3명에게 “범죄로 돈을 벌려면 로스쿨에 가라”고 조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플로리다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벌저는 4개 문단의 편지에서 “나는 인생을 허비했고, 바보스럽게 보냈다”고 후회하면서 “부모와 형제들에게 수치와 고통을 안겨줬다. (내 삶은) 이제 곧 끝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조언은 부질없는 것이다”라며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범죄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데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범죄로 돈을 벌려면 로스쿨에 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얼다이브 디지털편집국 뉴스팀 방현규 기자|story@visauld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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