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민폐쟁이가 되지 않는 방법 (feat. 투머치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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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 TMI라는 용어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널리 쓰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이 TMI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TMI 민폐쟁이는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용어의 정의와는 별개로 TMI가 반가운 순간도 적지 않다. 과한 게 늘 나쁘진 않으니까. 한번쯤 TMI가 좋을 때와 싫을 때를 구분해 본다면, TMI 민폐쟁이는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사진=트위터 화면 갈무리)

<환영받는 TMI>

1. 사랑하는 사람들의 TMI

얼마 전 친한 친구가 한참동안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가 물었다. “근데, 이거 너무 TMI 같니?” 친구의 얘기가 더 듣고 싶었던 터라 “TMI 아니야. 아니, TMI면 어때?”라고 답했다. 애인도 마찬가지다. 과하더라도 좋으니까 그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하나라도 더 말해줬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TMI는 언제나 반갑다.

2. 취향 저격 TMI

회사 동료는 인스타그램에서 1000개 이상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공유하는 계정이다. 피드에 끊임없이 새 게시물이 뜨지만, 피곤하지 않단다. 최근 TMI에 관해 검색하다가 알게 된 ‘강다니엘 TMI 봇’ 트위터 계정도 비슷한 예다. 이 계정은 강다니엘의 사소한 정보까지 공유,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관심사라면 과한 정보도 과하지 않게 느껴진다.

3. 유용한 TMI

과제나 콘텐츠 기획을 할 때 정보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럽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게 부족한 것보다는 도움이 된다. 리포트나 기획안을 쓰기 위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통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거다. 정보가 충분해야 핵심을 추리거나 인사이트를 도출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또, 충분한 사례를 활용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박찬호는 대표적인 투 머치 토커로 불린다. 사진=MBC 화면 갈무리)

 

<분노를 부르는 TMI>
*위의 사례를 제외한 모든 경우가 해당되지만, 대표적인 사례를 추렸다.

1. 꼰대 TMI

주로 직장 상사나 친척 어르신처럼 갑(甲)의 위치에 있는 연장자가 행사한다. 이들에게 걸려들면, 무용담을 골자로 하는 인생사부터 푸념, 충고까지 3단 콤보를 감내해야 한다. ‘반지의 제왕’도 아닌데, 이야기는 대서사시 스케일이어서 책으로도 펴낼 수 있을 것 같다. 고문이 따로 없다.

2. 노잼 TMI
박찬호 선수를 연상케 하는 ‘투 머치 토커’가 주변에 한두 명쯤은 있기 마련. 사실 말의 양보다도 그 말이 너무나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들은 대게 눈치가 없어서 이야기에 흥미 없다는 사인을 수차례 보내도 입으로 말하기 전까지는 절대 모른다. 청자는 대화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입술을 뜯고 다리를 떨게 된다.

3. 자아도취 TMI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TMI로, 주로 SNS를 통해 발현된다. 자신의 일상과 정보를 끊임없이 노출, 과시하는 유형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거의 매일, 다량의 스토리와 사진을 업로드 한다. 셀러브리티라면 진작 언팔로우 했겠지만, 지인일 때는 그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괜한 갈등을 만들기 싫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 * * * *

달가운 TMI와 피하고 싶은 TMI의 경계는 모호해 보이지만, 핵심은 명료하고 단순하다. TMI 민폐쟁이가 되지 않으려면 두 가지만 기억하자. 먼저 청자가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또, 청자에게 정보를 선택,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이 연장자거나 상사라면, 말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막상 실천해보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꽤 괜찮은 대화 파트너일 가능성이 높다. TMI가 누군가를 비난하고 면박주기 위한 말이 아니라,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면서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말이 될 수 있기를!

기획 : 이다솜 기자 l 디자인 : 정창빈·최은지
비주얼다이브 디지털편집국 뉴스팀 l visualeditor@visuald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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