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맞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日 사죄만 한다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로 백수(白壽)를 맞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새해 소망을 전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현재 경남 통영시 도산면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 5년째 입원 중이다.

그러나 병원을 찾은 취재진의 질문에 할머니는 비교적 또렷하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1918년 12월 17일 생(음력), 우리 나이로 100세를 맞은 김복득 할머니는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40명(국내 38명‧해외 2명) 가운데 2번째 고령자다.

할머니는 “나는 돈도 필요 없다.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면 편히 눈을 감고 갈 수 있것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것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위안부에 대해 물어보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칫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잠을 자다 갑작스럽게 깨어나 극도로 불안해 하는 ‘섬망’ 증세를 나타낸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1937년 18살 때 고향 통영에서 중국으로 끌려가 중국‧대만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당시 고통을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지만 할머니는 월세로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주위의 어려운 여고생들에게 장학금을 내놓는 등 오히려 주위를 챙기고 선행을 베풀어왔다.

할머니는 2015년 12월 한국과 일본 정부간의 ‘위안부 합의’에 반대해왔다. 이후 일본 정부 자금으로 마련된 ‘화해치유재단’ 기금도 받지 않고 있다.

법원에 한국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12명의 원고 가운데 1명이기도 하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죄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송도자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우리 정부가 몇 차례 할머니를 찾아 기금 수령을 요구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모임은 오는 14일 할머니의 생신을 맞아 병원 지하 강당에서 잔치를 연다고 전했다.

시민모임은 “김 할머니가 모진 시간을 감내하며 살아내 온 세월이 80년이나 됐다”면서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성 인권과 평화의 거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국내 수많은 집회와 언론 인터뷰, 나아가 일본 나고야·오사카 증언집회를 통해 자신의 짓밟힌 존엄과 행복을 서투르지만 간절한 목소리로 외쳐왔다”면서 “과거로 회귀를 시도하는 일본 극우세력들은 눈과 귀가 있고 양심이 있다면 김 할머니를 보고 느끼는 점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kyung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비주얼다이브 사회부 | press@visualdive.co.kr

공유